사흘 만에 급조된 '잼버리 콘서트장'…태풍 견뎌낼까 [르포]

입력 2023-08-10 14:56   수정 2023-08-10 20:12


10일 낮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는 간이화장실을 한 대씩 실은 트럭 13대와 각종 방송용 장비를 실은 차량 4대가 서 있었다. 통신 3사도 이동기지국으로 활용할 차량을 군데군데 배치해놨다.

전북 부안 새만금 야영지에서 고생하다 돌아온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기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K팝'이다. 상암경기장에선 11일 오후 5시30분부터 30분 동안 폐영식이, 오후 7시부터는 3시간여 동안 ‘K-팝 슈퍼 라이브’(잼버리 K-팝 콘서트)가 열린다. 콘서트에는 뉴진스, 있지, NCT드림, 아이브 등 인기 K팝 그룹들이 총출동한다.

현장에서는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무대 설치에 투입된 한 관계자는 "이렇게 급하게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처음"이라며 "회사에서도 연차가 높은 베테랑 직원들만 차출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작업자는 "KBS 세트장 일도 많은데 일을 미뤄두고 급하게 현장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통신사들도 경기장 주변에 기반 시설을 들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통신망 유지보수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열렸던 영국 맨체스터시티와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전에도 이동기지국 한 대만 왔는데 이번 행사를 위해 총 9대가 동원됐다"고 밝혔다.

현장 직원들은 무대 설치를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구조물이 강풍에 날아가지 않도록 콘크리트 무게를 무대 주변으로 배치하는 등의 작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태풍은 최대풍속 104km/h(29m/s)로 경북 안동을 지나고 있다. 서울에는 밤 9시쯤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무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건 무대 시설이 사흘 만에 급조돼서다. 당초 영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콘서트 장소는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한 차례 바뀌었다가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최종 조율됐다. 행사 개최지가 확정된 건 지난 8일 화요일이었다.

이번 행사로 서울시설공단이 1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잔디가 훼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상암경기장에 연고를 둔 축구 구단 FC서울 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FC서울을 12년째 응원하고 있는 최모 씨(29)는 "잔디가 훼손되면 선수들 경기력에도 영향이 갈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그라운드 잔디를 포함한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는 19일 개최 예정인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사후 조치를 위한 예산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정부는 안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점심께 현장을 찾아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마포구청 직원 스물여명도 민간 전문가 세 명과 함께 오전 9시께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구청 관계자는 “무대 설치는 완료됐지만, 스피커 등 각종 구조물의 결합 부위에서 미숙한 부분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와 행사 주최 측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전날 근로감독관을 보내 안전 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장관은 전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잼버리 대회 관련 브리핑에서 “11일 K팝 공연 전에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여전히 태풍의 영향권에 있어 콘서트를 진행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대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K팝 공연) 취소를 고려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콘서트 당일에는 경기장 주변 상암동 일대 교통이 통제된다. 스카우트 대원과 관계자 등 4만3000명을 태운 전세버스 1400대가량이 한꺼번에 이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2시부터 콘서트 종료 때까지 구룡교차로에서 월드컵경기장교차로 양방향 차량 통행이 제한될 예정이다. 콘서트는 오후 11시께 끝날 예정이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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